돼지고기 새우젓 찌개였습니다.
돼지고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볼 기회가 있었는대요...
사상체질별로...
또는 체질을 모르는 경우에..
돼지의 체질?
돼지가 체질이 있어?
다소 뜬금 없는 질문일 수 있는데, 돼지도 체질이 있습니다.
아니,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곤충토석昆蟲土石과 초근목피草根樹皮는 체질이 있습니다.
청나라 때 당종해라는 분이 쓰신 本草問答본초문답이라는 책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곤충토석과 초근목피가 사람에 비해 서로 다른 기운을 가지고 있는데,
그걸 가지고 사람의 병을 치료하는 이치가 무었입니까? 라고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합니다.
사람은 천지자연의 온전한 기운(목화토금수 오행입니다.)을 다 타고 났는데,
세상에 존재하는 다른 미물들은 한가지 기운을 특히 많이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그러면 인간의 병이라는 것이 무었인가?
인간의 병은 이 다섯가지 기운 중에 한가지 기운이 특히 盛해지거나 衰해지는 상태입니다.
조화를 벗어나 기운이 과하거나 부족해져서 한 쪽으로 치우치는 상태를 병이라고 이해한 것이지요~~
그러면 이러한 인간의 병을 치료하는 원리는 무엇인가?
인간이 자연계에 존재하는 미물들에게 존재하는 특정 기운을 섭취함으로써
내 몸의 盛한 기운은 덜어주고, 衰한 기운은 보태주어서 내 몸을 조화롭게 만드는 것이 바로 치료다.
과한 것은 덜어주고, 부족한 것은 채워준다는 뜻입니다.
( 蓋假物之陰陽하야 以變化人身之陰陽也니 故로 神農以藥治病하니라.)
위에서 언급한 내용이 한의학의 세계관, 질병관, 치료관을 모두 포함한 핵심적인 내용입니다.
사상의학의 핵심원리도 이러한 동양학의 사유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럼 다시 돼지의 체질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돼지의 체질은 소음체입니다. 소음체라는 것은 水기가 많다는 말과 같은 표현입니다.
성질이 차다는 말과도 똑같지는 않지만, 대충 비슷한 표현입니다.
소음체의 신체적 특성을 사상의학을 창시하신 이제마 선생님은 방뎅이의 기운이 발달하고, 흉곽의 기세가 약하다고 했습니다.
(少陰人 體形氣像 膀胱之坐勢 盛長 胸襟之包勢 孤弱 - 동의수세보원 사상인 변증론)
위 돼지 사진을 보시면 그런 느낌이 드시나요?
어깨가 빈약해서 아래로 쳐지고, 방뎅이가 탱글탱글 실헌 느낌이 드셔야 하는데~~~ㅎㅎ....
사람으로 치면, 방뎅이에 기운이 가있다...이런 특징을 드러내는 것 중에 궁뎅이가 무겁다...는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소음체 들의 특성이 또 어떤게 있냐하면...이목비구 중에 입의 기운이 발달했습니다.
입의 기운이라는 건 주로 먹는 거 하고, 말하는 것과 관련이 있겠지요....
미식가들도 많고, 식탐도 있을거고,,,입맛이 까다롭다거나...말할 때 논리적이라거나...단점으로 부각될 때는 입만 살았네~~궁뎅이가 무거우니 밍기적 거릴 수 있고, 말은 잘하니...입으로만 다 해결할려고 하고....머 그런 것들입니다.
그러면, 水기가 많은 소음체인 돼지는 어떤 사람과 음식 궁합이 맞을 까요?
빙고.....바로 그겁니다.
水기가 부족하고, 火기가 많은 소양인들에게 가장 좋은 음식입니다.
돼지고기의 水기운을 섭취하여, 부족한 水기운을 채워주고..과도한 火기운을 눌러주고...
그게 돼지고기에 관한 음식 궁합의 원리입니다.
속이 차지기 쉬운 水기가 많은 소음인들이 많이 먹고 자주 먹게되면 어떻게 될까요?
맞습니다. 소화장애가 생기거나 설사나 변비같은 것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음식의 도리와 약의 도리
그렇다면, 문제가 있습니다. 돼지고기는 소양인들만 먹고 다른 체질은 먹으면 안되겠네요?
음....이 말은 부분적으로는 맞고 부분적으로는 틀렸습니다. 아니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왜냐하면, 첫번 째로 내 체질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두번 째로 내 체질이 무엇인지 안다 하더라도 사회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이렇듯 음식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이 사실 불가능 합니다.
잦은 회식에 회식때마다 제일 많이 먹는 것이 삼겹살에 쏘주 한잔인데...
난 소음입네...하고 뒤에서 버팅기고 있으면, 직장 상사들이나 동료들한테 포시랍다고 눈총 받기 쉽상이죠~~
그리고, 세번째로 식도락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의 하나죠~~
그러면, 어찌해야 하남요~~~?
식약동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음식과 약은 그 근원이 같다는 것인데,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들은 한 가지씩 치우친 기운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 기운의 치우친 정도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 기운의 치우침이 심한 것은 약의 반열에서 다루고, 그 치우침의 정도가 약한 것은 음식의 반열에 놓은 겁니다.
때문에, 음식의 도리는 기운의 중화를 취하고, 약의 도리는 치우친 기운을 취하게 됩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우리 조상들은 음식을 만들 때 그 기운을 중화시키기 위해서 음식궁합이라는 개념을 사용했습니다.
성질이 아주 찬 복어는 꼭 미나리나 콩나물, 무우 같은 溫性의 음식과 배합하는 식입니다.
오징어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다거나 하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돼지고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음인이라면 돼지고기를 생강, 마늘, 대파, 고추같은 것들과 같이 드시면 됩니다.
돼지고기는 쫌만 썰어넣고, 얼큰하게 끓인 김치찌개 형식도 좋구요~~
태음인이라면 연잎에 싸 드시거나 무우채 같은 것과 같이 드시면 되구요...
돼지가 지닌 찬 성질을 중화시켜 주는 것이지요
소양인들은요?
궂이 일부러 음식의 중화를 찾을 필요가 없겠습니다. 돼지고기가 궁합이 맞는 기운이니까요....
오히려, 맵거나 짠 기운이 오히려 양인들에게는 도움이 안되니...
돼지고기 수육 형태로 백김치나 상추 같은 곳에 싸 드시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음식을 약의 반열에 놓고 가려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첫번째는 암환자, 난치성 자가면역질환 환자, 당뇨 같은 만성질환자, 아토피, 두드러기, 지루성피부염, 건선 같은 피부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체질을 확인하셔서 음식을 철저히 가려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돼지고기 한 조각도 병의 예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두번째로 소화장애가 심하거나 컨디션이 안 좋을 때, 감기가 걸렸을 때...이런 경우는 음식만 가려주어도 경과가 많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 외에는 많이 드시지만 않으시면 됩니다. 인체는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는 조절작용이 있기때문에, 적당히만 드신다면..내 체질에 맞지 않은 음식이라 할지라도 바로 복원력을 지녀 건강상태를 회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돼지고기가 먹고 싶더라도 소음인이 아침은 햄, 점심은 돼지갈비, 저녁은 족발에 소주한잔....이래버리면, 몸 여기저기서 이상신호가 오는 것이 머지 않습니다.
참고로, 각각의 체질별로 도움이 되는 육류를 정리해보면,
태양인 - 양고기, 소양인 - 돼지고기, 오리고기, 태음인 - 소고기, 소음인 - 닭고기, 염소고기, 개고기 등인데,
음양 정도로 나누어서 지키신다면 좋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일상 생활 속에서 이걸 백프로 지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건강하신 분들은 궂이 사회생활하면서 눈총받아가면서 까지 그럴 필요는 없구요...
물론 지켜주시면 훨씬 더 건강을 유지할 수 있고,
몸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면 지켜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상체질의학 더봄한의원 명동점 원장 한의사 김용진 이었습니다~~~